백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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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안면 신경 마비
  2002-10-30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50세 정도 되시는 분이 매우 발안해하며 부인과 함께 진료실 문을 들어섰다.
자고 일어나니까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단다. 중풍을 맞은 것 같으니 팔다리로 번지지 않게 빨리 치료를 해달라 하는 것이었다. 환자를 잠시 안정시키고 몇 가지 검사와 진맥을 해보니 중풍은 아니고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였다. 일단 풍은 아니니 안심하라고 환자를 달래놓고, 최근에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가? 찬 바람을 쏘이지 않았는가? 평소에 앓고 있는 병은 없는가? 등등을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최근에 감기를 며칠 앓더니 귀 뒤쪽이 뻐근하게 아파오다가는 입이 돌아갔다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것이 원인으로 얼굴로 가는 신경이 마비 된 것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회복될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곤 치료를 해서 돌려보냈다.
이렇듯 얼굴 반쪽의 운동이 둔해지거나 전혀 움직이고 않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눈물이 나오고, 웃으면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양치를 하면 물이 새는 증상이 나타나면 중풍으로 오인하고 대단히 놀라서 진료기관을 찾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풍이라는 것을 광의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것도 풍으로 볼 수 있겠지만 뇌혈관 질환을 일컫는 중풍의 개면으로 볼 때는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구안와사라고도 부르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뇌의 중추신경에 이상으로 오는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그것이다. 바로 중추성 안면 신경마비로 오는 경우만 중풍의 범위로 보아야 한다.
두 가지 다 증상은 비슷하나 몇 가지 감별점이 있다.
첫째, 중추성 마비는 얼굴뿐만 아니라 한쪽 팔다리 쪽으로 마비나 무력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말초성 마비는 얼굴에만 나타난다.
둘째, 눈썹을 올려보라고 했을 때 한쪽은 올라가는데 마비가 온 쪽의 눈썹이 올라가지 않고 이마 주름이 펴져 있으면 말초신경마비이다.
셋째, 눈을 감아보라고 한 후 눈꺼풀을 강제로 들어올려 보았을 때,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서 흰자위만 보이면 말초신경마비이고, 그대로 앞을 응시하고 있으면 중추신경마비로 보아야 한다.
중추성 신경마비는 중풍에 입각한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아 후유증을 심각하게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말초신경마비는 제대로 관리만 잘하면 대부분 치료되고 또한 안면시경마비의 거의 90%가 말초성이니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원인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성 탈수초성(신경에 염증이 생겼다가 마르면서 나타나는) 병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한의학에서는 귀 뒤를 지나는 경락에 풍, 한, 습 등 외사가 침범하여 발병한다고 본다.
드물게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중이염, 대상포진 합병증, 이하선의 악성종양,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는 감기를 앓다가 생기거나 발병하기 수일 전부터 귀뒤쪽이 몹시 아프다가 안면신경마비가 오는 경우가 있고, 돌을 베고 잠을 잔다던가 하는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발생빈도는 소아에서는 드물고 그후 40세 까지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고, 당뇨병환자나 고혈압환자에서 4-5배정도 높게 나타난다.
회복의 양상도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부분마비일 경우는 2주일이내 증상의 호전이 보이고 1개월 정도면 완전히 회복된다. 완전마비 경우는 2개월 정도가 지나야 회복의 기미가 보여 6개월 정도 치료기간이 요구되며 그 중에서도 70%에서 약간의 후유증을 관찰할 수 있다.
치료를 하게 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10%미만의 환자에게서 원인불명으로 회복이 안되어 사회생활의 불편함과 열등감으로 성격장애까지 일으켜 치료하던 의사나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는 경우도 있다.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경우를 요약해 보면
(1) 급속하고 완전마비인 경우
(2) 지연병으로 회복이 되는 경우
(3) 효과적인 치료가 늦었을 때
(4) 60세 이상의 환자
(5) 미각이 소실 된 경우
(6) 귀가 아프거나 안면 통이 있을 때
(7) 당뇨병, 고혈압, 정신 신경증 등의 질환이 있는 환자 등이다.

치료는 신경마비로 인한 안면근육의 위축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침 치료나, 풍담을 제거해서 경락을 소통시키는 약물요법, 적절한 물리치료를 병행하도록 하면 된다.
또한 마비된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손으로 자주 비비거나 당겨주어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눈이 잘 감기지 않으므로 각막이 건조해지기 쉽고 결막염이 잘 일어날 수 있으므로 안대를 해주도록 한다.
지연 형에 속한 환자는 회복이 더디므로 자꾸 의료기관을 바꾸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더욱 차도가 느리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꾸준히 인내를 갖고 치료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