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PABA 웰터급 경기 호주 >

2002년 2월 28일(목)

지난주 토요일 장모님 생신을 서울에서 하는데 별안간 심회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호주를 갈 수 있느냐고. 3월1일부터 3일 일정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3월1일이 국경일이지만 나는 오전 진료가 있고, 토요일도 매달 첫째 주 토요일이라 진료 스케줄이 잡혀 있어 3일이지만 일요일 빼고는 계속이다. 고민은 되었지만 예전에 총장님이 호주는 근거리 심판을 배정하여 프로모터 부담을 덜어 주기 때문에 서울에서 심판배정이 쉽지 않다고 한 기억이 나 월요일 출근해서 약속을 최대한 조정하고는 목요일 오전 진료까지 마치고는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 안에서 홍걸 엄마 만나 수다 떨다가 내리니 매형이 계시다. 친구들과 베트남 놀러 간단다. 8시 ASIANA. 역시 여행은 즐겁다. 설렘. 이번 여행 내내 한의원 인테리어를 생각해 서울 돌아 올 때는 무언가 답을 내려 보려고 했는데 비행기 탄지 5분도 안 돼 여지없이 깨진다. 아무 생각이 없다. “그래, 그냥 머릿속 비우고 이 자체를 즐기자!” ASIANA 일반석에 개인 비디오가 설치되어 여행이 한결 지루하지가 않다. 원래 차안에서 잘 못 자는 체질이라 거의 뜬눈으로 호주 시드니의 아침을 맞이했다.

2002년 3월 1일(금)

서울과 시차는 한 시간인데 요즈음 SUMMERTIME이 적용되어 두 시간이다. 아침 8시 도착. 5년 전 시드니를 보아서인지 무덤덤한 느낌이다. 수속 밟고 깐깐한 호주 검역을 통과하고 국내선으로 이동하여 BRISBANE 비행기를 기다렸다. 그곳에서 한국인 유학생 이승훈씨를 만나 같이 커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 10시 출발. 비행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되는데 BRISBANE은 SUMMERTIME이 적용되지 않아 도착하니 10시 30분. Martinez가 공항까지 마중 나와 반갑게 맛이 해준다. 다시 승용차로 한 시간 정도 들어가 Nerang 지역에 있는 Hinterland Motel에 짐을 풀었다. 길가에 있는 허름한 호텔이지만 창문너머의 강이며 열대 야자나무가 여기가 호주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혼자 stake로 맥주와 함께 느긋이 즐기고는 어디 구경 나가려고 데스크에서 inform만 받고는 그대로 곪아 떨어 졌다. 6시 계체량이라 bar로 내려가니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고, 덜렁이 저울만 하나 있다. 이런 계체량은 또 난생 처음. open게임 선수들부터 계체량 끝내고 main game 인 Jeff Malcom과 Indonesia선수인 Jack Rishman이 올라온다. 웰터급이라 66킬로를 모두 맞추어 계체량은 사진하나 제대로 찍을 틈 없이 싱겁게 끝났다. 자리를 옮겨 Milhan주제로 rule meeting이 열리고 그리고는 관계자와 저녁식사를 그곳호텔 식당에서 끝내고 9시쯤 올라오니 눈꺼풀이 천근이다.

2002년 3월 2일(토)

아침 8시에 유학생 승훈씨가 고맙게도 차를 가지고 와 같이 Gold cost관광에 들어갔다.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 해변가 아주 커다란 쇼핑 몰의 아침식사가 좋다고 해서 우선 American style로 시작. 끝내고 동네 잠깐 어슬렁거리다가 Aqua bus라고 바로 버스 채 물로 들어가 goldcost를 바다로 유람할 수 있는 코스 선택 했다. 전체적인 도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휴양의 도시이다. 가끔 내리는 빗방울이 오히려 햇볕을 차단해 주어 유람하기에는 더 좋았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여유로움을 즐기고는 내려 시내 구경과 해변가 비치발리 경기 구경을 하고는 한시쯤 5년 전에도 가본 sea food restaurant으로 향했다. Four seasons Restaurant. 그곳은 26층에 위치하여 우선 전망이 확보되어 있고 테이블이 천천히 돌아 사방의 전망을 고루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게와 굴을 실컷 먹고 나니 서서히 졸음이 밀려온다. 조금씩 빗줄기가 굵어진다. 시내를 차로 한 바퀴 돌고는 바로 Sea world로 향했다. 물개 쇼와 돌고래 쇼를 보면 오랜만에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웃고 떠들고는 젖은 몸에 들어오는 약간의 한기를 따뜻한 한 잔의 커피로 녹이고는 호텔로 향했다. 오후 6시에 나를 pick up한다고 해서 샤워 끝내고 준비하니 바로 전화가 온다. 인도네시아 선수와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다. 20분 정도 걸려 도착한 경기장은 허름한 지역 gym수준이다. 안은 생각보다 많은 관중들로 이미 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저녁식사와 더불어 술도 팔아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모여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그곳에서 프로모터 Tony West와 처음으로 만났다. 게임은 총 4경기. 그리고 희한하게 중간에 레슬링이 하나 있고, 중간에 불 쇼, 뒤에서는 밴드가 계속 찢어지게 볼륨을 높인다. 라운드 중간 휴식시간에는 스트립쇼까지 벌린다. 메인 게임은 Milham이 주심이고 Martinez와 나와 호주심판 한 명이 부심. Interim 결정전인데 Jeff의 나이가 나와 동갑. 135전을 싸웠단다. 믿어져지지 않을 만큼 왕성한 체력이다. 시종일관 게임을 압도하여 채점의 어려움은 별로 없었다. 7시쯤 시작된 경기는 메인 게임까지 끝내고 나니 밤 12시 30분. 호텔로 돌아와 바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새벽 두시에 온다던 리무진은 3시가 되어도 오지를 않는다. 호텔 청소부 도움을 받아 겨우 call taxi를 불러 공항 도착. 일찍 들어와 5시 비행기로 시드니로 가 여유 있다. 약간의 쇼핑을 즐기고는 9시30분 출발한 아시아나에 몸을 실었다. 출발 전 혹시 걱정할까 봐 Milham에게 메세지를 남겼다. 서울로 돌아오는 주최 측의 실수로 차를 못 보낸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의 글이 본부로 도착하였다. 예약기사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비용은 바로 보내 준다고 했지만 그냥 웃어넘기기로 하였다. 이번 경기는 목요일 오후 비행기로 갔으니 양쪽으로 하루고 호텔에서 단 하루 머물고 온 가장 멀고도 가장 빠른 여행 신기록을 세워 몸은 그야말로 파김치이지만 나는 또 중요한 경험으로 내 인생의 화폭에 멋진 그림을 남길 수 있었다.

< 2. PABA 페더급 인도네시아 >

2002년 6월 26일(수)

지금 서울은 월드컵이 한창이다. 한국이 4강을 올라 갈 줄이야…

어제 독일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우리는 1대0으로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게임 내용 면에서 대등한 경기를 하였고 독일은 주어진 찬스에서 골을 성공시킨 것 일뿐. 그래도 4강전은 보고 출국하여 너무 다행이었다.

이번 게임은 한 달 전에 계획되었다가 챔피언이 다쳐 한 달 연기되어 이번에 열리게 되었고, Torino가 자기 게임을 보아 줄 수 없겠느냐고 해서 날짜가 하루 더 있게 되었고 그 날이 이번에 월드컵으로 인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어 그냥 한의원도 쉬기로 했다.

아슬아슬 공항버스를 타고 12시 시간 맞추어 공항 도착하니 우리 선수와 매니저까지 4명, 그리고 심회장님 그리고 나. 모두 6명이다. 든든하다.

수속이 요사이 강화되어 신발까지 검사한다. 김치도 준비하고, 3년 전 인도네시아 게임 때 같이 갔던 이강산씨도 함께 가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기다리니 시간이 금세 간다. 시차 2시간. 비행시간6시간. 도착하니 그쪽시간으로 6시 조금 안 된다.

Torino가 직접 공항 안까지 마중 나와 free pass.

선수와 우리는 거기서 일단 호텔이 틀려 갈라졌다.

우리는 Torino집 근처 Millenium Hotel.

일단 짐 풀고 Torino와 같이 호텔 내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복서가 5명이나 사망하여 다음 달부터는 모든 복싱게임을 정부에서 관장하기로 결정되었고 그 rule은 W.B.A rule에 입각해서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같은 심판인 Otojoe가 같이 배석하여 나는 오랜만의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끝나고 따로 Otojoe가 나이트클럽을 데리고 갔는데 너무 시끄러워 도저히 10분을 앉아 있기 힘들 정도다. 귀를 종이로 틀어막고 30분 버티다가 가자고 해서 호텔로 돌아와 쉬었다.

6월 27일(목)

아침에는 Indonesian Boxing Commission의 회장인 Anton이 직접 호텔로 찾아와 같이 식사를 하였다. Anton과 Torino는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경쟁 상대이라 이야기 시작부터 Torino에 대한 여러 비방의 소리를 하다가 Torino가 오니 화제를 바꾼다. 어느 나라나 그런 것이 있는가 보다. 어색한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이 나라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Wismoire 장군을 만나러 관저로 향했다. 서울에서 준비한 모자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선물로 드리고 얘기는 잘 되어 회장님이 제안한 PABA 고문직도 수락하였고, 서로 협심하여 인도네시아 최초 챔피언을 만들기로 하고는 meeting을 마쳤다.

Torino집에 잠깐 들렀다가 내일 있을 시합 선수 medical check를 하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이번 시합 프로모터가 Torino 사촌인데 아들이 어제 발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해서 이번 시합 전체를 Torino가 관장하게 되었다.

의료체크를 양 선수 끝내고 룰 미팅 장소로 이동하여 계체량과 룰 미팅을 끝내니 오후 4시 그때 인도네시안 전통음식을 먹으러 시내로 향해 심판 Junos와 같이 오른손을 사용하여 식사를 마쳤다. 음식 맛은 괜찮았고, 나 역시 이러한 맛 기행도 이번 여행의 한 가지 의미라 배불리 먹었다. 호텔로 돌아와 잠깐의 휴식 후 헬스클럽으로 내려가 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운동을 즐겼다. 저녁은 Torino가 데려 간 한 식당 ‘한양’.

3열전에도 와 본 곳이다.

이번 시합에 출전하는 트레이너 김춘석씨도 합석하여 이국땅에서 갈비와 소주로 입맛을 달랬다.

오늘은 일찍 돌아와 휴식.

6월 28일(금)

오전은 비교적 자유시간이라 아침에 JUNOS가 찾아 와 우리를 데리고 Torino집에 잠깐 들렀다가는 Jakarta시내 관광길에 올랐다.

수카르노대통령이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115미터 기념탑 안에 여러 가지 전시물과 탑 꼭대기에서 바라본 시낸 정경 정도다. 무언가 더 볼거리가 있을 텐데 이번이 여행 삼아 온 것은 아니니 더 요구 할 수 도 없다.

12시에 다시 Torino집에 갔다가 내일 선수 체크하러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있다가 이번에는 이 나라 교육부 장관면담이 있어 관저로 향해 30분간의 면담 후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모든 선수의 체크가 끝난 후 간단한 룰 미팅과 계체량이 있었다. 우리나라 선수는 이경로와 조강일. 한 번에 계체량 통과. 안색들이 좋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바로 헬스클럽으로 직행.

저녁은 시합이 밤11시라 지난번 왔던 I. B. C 회장 Anton이 우리를 초대해서 Hilton hotel로 향했다. 아마 내가 본 호텔 중 가장 큰 것 같다. 정부에서 50%지분을 가지고 있단다.

일식당인데 어마어마하다. 이 나라의 빈부격차를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음식 맛은 그렇게 훌륭하지는 않다. 나는 오늘 게임이 있어서인지 마음이 급하다. TORINO가 있어서인지 둘의 대화도 지난번 같이 피상적인 얘기다.

게임은 몇 개의 오픈게임 후 TV시간에 맞추어 11시경 시작.

Wismoire도 참석했다.

게임은 1라운드 2분30초 KO로 끝나고 말았다. 한국선수는 초반 자신의 패배를 의식해서인지 무모하게 한 펀치를 노리고 파고들다가 오히려 역습을 허용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늦은 시간이라 차이나타운 식당에서 야식하고는 호텔로 돌아오니 2시가 넘는다. 그대로 샤워 후 떨어졌다.

6월 29일(토)

늦잠 자고는 오전은 자유시간이란다. 나도 오랜만에 아침 먹고 다시 낮잠. 구경을 가려고 하다가 괜히 심회장님 심기 흐릴까봐 몸조심. 점심을 TORINO가 데리고 SEE FOOD 직접 바비큐 해주는 곳으로 데려가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지난번 발리 갔을 때 바닷가에서 먹었던 것과는 많이 떨어지지만 그런 대로 GOOD.

다시 돌아와 호텔에서 잠깐 쉬고 헬스클럽에서 신나게 운동.

오늘은 우리나라와 터키의 3,4위전 하는 날이다.

심회장님과 이른 저녁을 양식당에서 먹고는 호텔 1층 대형TV있는 바에서 보았다. 외국에서 보는 우리나라 게임 역시 색다른 맛이다. 아쉽게 3대2로 패배. 절호의 기회였는데…

이번 월드컵으로 한국의 위상은 엄청 올라갔다. 이곳에서도 한국을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게임 끝나고 TORINO가 데리러 와 같이 스튜디오로 향했다. 이곳은 방송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프로그램으로 잡혀있기 때문에 매주 생방송을 해 TV녹화처럼 11시에 PD Qsign 받아 가며 게임을 한다. 게임 시작하기 전에 이 나라 국회의장이 친히 게임을 보러 경기장에 나왔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참 알다가도 모르는 나라다. 밤11시에 국회의장이 잠도 안자고 친히 경기장에 나오다니. 그것도 타이틀전도 아닌데…

첫 게임은 내가 주심.

비교적 게임은 서로 깨끗이 게임에 임해 주심보기 어렵지는 않았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선수 판정패. 아직 내가 주심 본 게임은 KO로 끝난 것이 없다. 두 번째 게임은 내가 부심. 게임은 정말 재미있게 전개되었다. 결과는 나는 한국 선수 2점 승리. 인도네시아 부심하나는 그 나라 선수 2점 승리. 한 심판은 동점. 무승부다. 결과에 양측 모두 만족.

시합 중 정전사고가 두 번이나 일어나 TORINO가 회의를 하게 되어 그곳 교포인 박 회장의 차로 호텔 행.

무척 피곤하다.

6월30일 (일)

9시경 늦은 아침을 먹는 도중 TORINO가 와서 거의 11시까지 얘기. 회장님은 올라가고 나는 국립박물관 구경을 갔다. 혼자 걸어가려고 했다가 TORINO가 데려다 주어 혼자 찬찬히 구경. 특히 JABA원인 두개골과 그 나라 고유의 조각상들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큰 나라치고는 너무 빈약한 전시에 조금은 실망했다.

걸어서 호텔 앞에 오니 일주일에 한번서는 벼룩시장이 있어 구경을 다녔는데 온통 옷뿐이 없다. 다시 돌아와 회장님하고 일식당에서 식사마치고 4시경 TORINO가 데리러 와 일찍 공항에 도착. 이번 월드컵 결승전 독일과 브라질게임을 공항 BAR에서 보고는 서울로 돌아 왔다.

< 3. PABA 라이트급 방콕 >

5월 2일(수)

열흘전 PABA로부터 심판 갈 수 있겠느냐고 연락이 왔다. 5월 첫 주에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두 번의 공휴일이 있어 남들은 좋다고 할지 모르지만 내 경우는 공휴일 진료가 있어 쉽지가 않다. 그래도 어떻게 온 기회인데 놓칠 수 가 없었다. 더구나 태국심판은 처음이다. 그들은 어떻게 하는지 꼭 보고 싶었다. 프로모터들이 영세하니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양해하라는 정보는 이미 들었다. 비행기 표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할인 표를 보내와 날짜 변경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쪽에서는 화요일 들어왔으면 하고 나에게 FAX가 왔는데 그 날은 도저히 표를 구하지 못해 수요일 출발로 잡았다.

TG629편이다. 지난달 인천 공항이 개항을 했는데 그사이 한 번도 가지 못해 아내도 구경 간다고 해 어머님까지 모시고 나갔다. 김포공항보다 거리는 먼데 시간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아주 길이 시원스럽게 뚫려 있다. 김포공항보다 한 15분 정도만 더 잡고 나가면 될 성싶다. 공항의 크기는 어마어마하다. 수속을 일찍 마치고 커피 한잔 나누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아주 좋다.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타 혼자는 잘 안 다니는 버릇이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어쩔 수 없이 혼자 갈 때 또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BANGKOK국제공항에 5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하니 시차가 두 시간이라 오후 2시 정도밖에 안됐다. 트랩을 내리니 특유의 아열대 더운 김이 순간적으로 내 호흡을 막는다.

젊은 친구가 pickup나와 호텔로 직행. 호텔이름은 13COINS TOWER HOTEL. 우리로 치면 장 급도 안 되는 시설이다. 다만 식당의 음식이 괜찮다고 소문이 나서 사람은 많은 편이다. 와보니 아무런 공식적인 inform이 없다. 다만 운전사가 내일 오후 1시 로비로 나를 데리러 온다는 것이 전부이다.

대충 짐을 풀고 장식이 처남이 소개해준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해 로비에서 만나 같이 seafood restaurant에 갔다. 아주 크고 무척 유명한 곳이란다. 해물을 직접 골라 요리해 나오는 곳인데 왕새우를 구어 먹었는데 맛이 단백하고 좋았다. 간판이 태국말로 써져있어 어딘지 알 수 가 없다. 40도짜리 태국 술인데 얼음 타서 먹으니 그런대로 괜찮다.

술 한 잔 걸치고 둘이 태국에 유명한 마사지를 받고 피로를 풀고 호텔로 돌아와 필리핀 심판 Sylvestre와 태국심판 Wirlot을 로비에서 만나 1시 가까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5월 3일(목)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호텔수준은 아주 열악하다.

옆에 GRAND HOTEL이 있어 그곳으로 아침 뷔페를 먹으러 갔다. 괜찮은 식사다. 서양식과 태국 식이 같이 진열되어 있었다. 식사비는 약 만 원쯤 하는 것 같다.

출근시간이라 삼십분 정도 길거리에서 태국사람 사는 모습을 보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이럴 때 Narong이 있었으면 했는데 그는 시합 때문에 필리핀에 갔다. 책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무척 감명 깊게 읽다가 내려가 점심 먹고 오후 1시 계체량 하러 국립 태국 경기장으로 향했다.

Naris가 이번 게임 프로모터다. 2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같이 며칠 지낸 적이 있어 아주 반갑게 맞이한다. 계체량은 챔피언은 한 번에 통과, 도전자는 30g 초과하여 20분 정도 더 뛰고는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였다. 물론 팬티 모두 벗고.

Rule meeting은 생략하기로 하고 1시간에 걸쳐 ceremony를 끝내고 호텔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였다. 인도네시아에 비해 게임前행사가 간단해 그건 마음에 든다. 오후 7시 호텔 밑 식당에서 전야제 겸 만찬을 하였다.

그 자리에는 Sylvestre, Suthep, Naris, Pinit이 참석하여 식사 후 2층 hall로 옮겨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중에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모터인 Niwat이 참석하고 WBI 부회장도 참석하여 노래도 부르고 내가 사간 위스키 한 병을 모두 비웠다.

우연히 같은 식당에서 Niwat친구들을 만났는데 여자 분이 나에게 뻑이 가서 정말 불편했다. 나이는 50대 중반은 된 듯하다. 내가 월요일 다시 Bangkok으로 돌아온다고 하니 자기가 콘도를 가지고 있다고 꼭 자기네 콘도로 오란다. 물론 free란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접근하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다른 사람들은 방으로 올라갔는데 나만 거의 한 시간 더 붙들려 시달리고 거의 두시가 돼서야 올라 갈 수 있었다. 무척 피곤하다.

5월 4일(금)

아침 일찍 류현씨와 골프를 치기로 했는데 방콕시내 교통이 어찌 될지 몰라 한 시간 일찍 당겨서 오후 1시에 호텔에서 출발한다고 step이 얘기해 골프는 취소하였다.

아침 눈떠 호텔 room service로 American style로 간단하게 마치고 Suthep가족과 함께 시내 관광을 하였다.

Suthep에게 5살짜리 딸이 있어 그 아이를 위해 부인과 같이 국립 교육관을 갔다. 과학관, 수족관, 자연관등을 돌아보았다. 수준은 너무 열악하다. 작년 영국에서 본 자연사 박물관을 생각하니 국력의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였다.

오전은 그렇게 보내고 그 유명한 Bangkok 교통 덕에 꼬불꼬불 지름길을 통해 겨우 호텔 도착, 시간이 늦어 점심도 거른 채 바로 시합이 있는 백화점 컨벤션센터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필리핀선수와 트레이너의 표정이 무척이나 비장하다.

한 시간 후 호텔 도착 그쪽 젊은 step들과 같이 점심 먹고 4시30분까지 경기장으로 오라고 해서 혼자 한 시간 가량 shopping을 즐겼다. 생각보다 물건의 질도 좋고 무엇보다 가격이 마음에 든다. 시간이 없어 구두 하나를 골라 신고, 신고 있던 구두는 과감히 버렸다. 가격은 3만원 정도인데 마음에 든다.

5시부터 시합이 시작되었다.

첫 게임은 태국 국내 타이틀매치다. 국내 타이틀매치인데도 8회로 끝나는 것이 이채롭다.

Main game은 두 번째다.

태국은 입장권을 팔지 않고 공짜란다. 나머지는 sponsor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ceremony가 엄청 길다. 링 위에서 소개하는 사람만 거의 30명 선이다. 모두 이번 게임에 조금씩 돈을 보탠 분들이란다. 이모든 것이 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그것 때문에 Sponsor를 한다나. 어찌 되었든 promoter입장에서는 시합 열리기 전 미리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어 태국에서 그렇게 많은 시합이 열리는 것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링 위에서 두 손을 앞으로 모아 합장하는 태국식 인사로 대신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게임은 아주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지만 채점을 하는데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지난번 일본 게임보다 훨씬 심적 부담감도 덜 하였다. 초반과 후반에 우세를 보인 챔피언이 우세다. 결과는 3대0으로 champion 승리.

필리핀 심판 Sylvestre 117:112,

태국 심판 Wirak 115:113,

나 118:111.

내 생각으로는 내 채점이 더 공정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태국 심판은 자국이라 상대를 많이 배려한 듯 싶다.

끝나고 나머지 게임을 모두 보고 이번 게임 promoter인 Naris와 같이 2년전 Batam에서 만난 분과 반갑게 인사하였다.

호텔로 돌아오니 어느덧 8시.

호텔 2층 식당에서 Naris와 그의 친구 두 분과 같이 식사하였다. Naris는 무척 기분이 좋은지 연신 포도주를 들이킨다.

이번 게임이 Naris로서는 promoter로서 첫 번째 게임이란다. 대단히 기분이 좋은가 보다.

식사 후 바깥으로 나가자고 하여 Naris의 Benz 자가용으로 약 한 시간은 갔나보다. 태국에서 Benz를 타면 굉장한 부자란다.

중국집 같은 곳으로 갔는데 아가씨들이 엄청 많다. 우루루 테이블에 앉아 얘기 나누다가는 돌아가면서 노래 부르면 그 목에 돈을 걸어주는 것이 예의란다. 그 아가씨들은 그 돈으로 먹고산단다. 17살부터 40까지 다양하다. 공통점은 참 예쁘다는 것이다.

한 시간 가량 요리 두 접시 시키고 포도주 두병 정도 더 마시고 호텔로 돌아왔다.

5월 5일 (토)

아침 7시에 morning call을 부탁하였다. 아침은 Sylvestre와 같이 하였다.

일단 국내 항공을 가 Chiangmai가는 비행기가 있으면 타고 가려고 Suthep에게 호텔 check out을 부탁하니 친절히 내려와 항공사에 전화를 해준다.

이미 모든 표는 다 팔렸단다.

황당!

Suthep에게 그러면 서울로 돌아 갈 수 있는지 알아보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전화로 알아보더니 지금 나가면 될 것 같다고 하여 로비에서 Suthep이 식구들과 짐 쌀 동안 기다렸다. Suthep도 집이 방콕에서 두시간거리라 집에 가는 김에 나를 공항에 데려다 준단다.

공항에 들어가니 엄청 붐빈다.

다행히 너무 다행히 bording 시간 10분 남겨두고 ticket을 확보할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

직행은 아니고 홍콩 경유 서울 발이란다. 혼자 몸을 실고 가는데 옆에 파키스탄 젊은 친구가 첫 여행이라 긴장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도와주니 무척 고마워한다.

홍콩에 내려 비행기 청소 할 동안 바깥에 있다가 다시 들어가 타고 서울 돌아오니 오후 9시가 조금 넘었다.

리무진으로 김포공항 내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역시 내 집! 3일밖에 안됐는데 무척 오랜만에 집에 돌아 온 느낌이다.

다음에는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하여 들어가야겠다.

< 4. WBA Minimum Title Match 3th, July, 2004. >

WBA Minimum world title Match.

3th, July, 2004. Korakuen, Tokyo, Japan

2004, 7월 1일(목)

꼭 한 달 전 Chris John게임에 다녀 와 이번은 내 차례가 아닌데 WBA로 부터 명령서를 받고는 한참 헷갈렸다. 시합일이 3일인데 처음 날짜를 WBA에서 7일로 알려 주어 일정 조절하느라 애 먹었다.

7월 1일 목요일 새벽 스포츠 학회 운동모임에 참가하고 그길로 김포로 가서 3시 JAL로 하네다 도착하니 Koizumi부인이 직접 나를 환송하러 나와 같이 Tokyo Dome Hotel로 들어 왔다.

곧바로 7시부터 호텔 내 프랑스 식당에서 환영 만찬이 열렸고 모든 심판이 시간 맞추어 모두 들어와 아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심판 진은 주심 Mark Nelson

부심 캐나다의 Guy Juras

프랑스의 JEAN lUIS 그리고 나다.

일찍 헤어져 방으로 돌아 와 오랜만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2004년 7월 2일(금)

아침 일어나니 정대은 심판께서 서울에서 들어오셨다고 전화가 와 같이 호텔에서 반갑게 인사 나누고는 아침 식사를 하였다. 우주가 지난번 MP3가 갖고 싶다고 하여 정심판님이 친절하게 같이 동행해주어 아키아바라로 향했다. 거기서 정심판님과 헤어지고 나는 혼자 이 가게 기웃 저 가게 기웃 구경하면서 우주 우람을 위해 MP3 두개를 사고는 걸어서 호텔까지 돌아 왔다. 점심은 일식 당에서 혼자 마치고 3시 모두 모여 조인식과 계체량 장소로 이동하였다.

아직 일본은 복싱시장이 튼튼하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니 매스컴도 연일 보도이다. 일본 선수 Yutaka Niida는 2년 전 이 체급 챔피언이었고 뺏겼다가 작년 Noel에게 도전했다가 아깝게 판정으로 져서 이번이 재대결이니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경기이다.

룰 미팅과 기자회견이 있고 난 후 4시 공식 계체량이 있었다.

한계 체중은 105pound.

챔피언 Noel은 300g Over. 도전자는 무난히 통과.

두 시간의 시간을 주었지만 결국 챔피언은 체중 조절에 실패 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타이틀 박탈이 선언 되었다.

내일 시합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챔피언이 비기거나 이기면 공석으로 남고 도전자가 이기면 새로운 챔피언으로 인정받게 된다.

저녁은 따로 주최 측에서 마련한 Steak House “Hama”로 갔다. 3년 전 가메즈 게임 때도 왔던 곳으로 무척 반갑다.

정심판님도 같이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번 참가한 캐나다 미국 심판은 그래도 발음이 알아들을 만해서 대화하는데 그다지 불편하지 않아 좋았다.

호텔로 돌아와 Koizumi와 잠깐 차 한 잔하고는 방으로 돌아 왔는데 잠이 안와 무척 고생하였다.

2004년 7월 3일(토)

아침 식당으로 가니 Nelson이 이번이 일본 처음 여행이라 어디라도 가고는 싶은데 마땅치 않아 한참 머뭇거려 대접한다 생각하고 같이 가준다 하니 무지 좋아 한다.

9시 반 JR로 아사쿠사바시에서 내려 전철을 갈아타고는 아사쿠사로 향했다. 이 친구는 쇼핑이 목적이라 아사쿠사 신사 앞의 거대한 가게를 보더니 입이 찢어진다. 신사구경을 마치고 쇼핑 같이 다니니 이것도 생각보다 재미있다.

시간이 훌쩍 3시간이 지나 호텔로 돌아와 Nelson은 인터넷 때문에 가야 한다고 해서 호텔내 “파사문”이라는 한식당으로 향했다. 음식이 아주 맛있다. 혼자 생맥주 두 잔에 저녁 시합이 끝나면 늦을 것 같아 배불리 먹고 호텔로 돌아와 낮잠을 조금 자려니 정심판님이 온천 가잔다. 얼른 자리 털고 일어나 같이 Tokyo Dome내에 있는 온천으로 향해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는 옷 갈아 입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갔더니 둘째처남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오픈 경기부터 천천히 보았다. 한 경기는 한국선수가 와서 김대환씨를 만났고, 한 경기는 지난 전원보 게임에 왔던 필리핀 선수라 트레이너에게 지난번 못준 비누를 선물하였다.

타이틀매치는 8시반 경 시작되었고 내용은 정말 밋밋했다. 챔피언이 계체량 통과하여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면 승패는 뒤집혔을 가능성이 많은 게임이었다.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3점도 많이 준다고 주었는데 다른 심판은 더 많이 주어 영 주고도 개운치 않았다. 그렇게 점수차가 나는 게임은 아닌데…….

늦은 시간이라 호텔 양식당에서 저녁과 함께 간단한 추가파티가 이어 졌고 프랑스 심판은 내일 새벽 떠난다고 일찍 일어나 모두들 싱겁게 일찍 헤어졌다.

나는 Nelson방에 가서 고맙다고 주최 측으로부터 선물 받은 디지털 카메라 작동 법을 배우고 돌아 와 짐을 싸니 새벽 한시가 넘었다.

깊은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니 7시 안되어 정 심판님이 아침식사하자고 연락이 와서 일식당으로 향했다. 이번 시합은 정 심판님이 옆에 있어 여러모로 많은 도움과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되었다.

아쉬운 작별을 하고 리무진에 올라타려니 Koizumi가 배웅을 해준다. 바쁜데도 이렇게 깔끔히 손님 대접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하네다는 시내에서 가까워 수속 밟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2시간 비행 후 다시 서울 도착!

서울은 태풍 ‘민들레’로 인해 많은 비와 강풍이 분다. 반갑게 마중 나온 우람이와 벼리를 보고 가족의 편안함을 느끼면서 이번 여행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 5. WBA SUPER BANTAM WEIGHT TITLE MATCH >

WBA FLY WEIGHT ELUMINATOR TITLE MATCH

일시 : 2004년 11월 8일

장소: France Paris Bercy.

2004년 11월 5일 (금)

프랑스에서 중요한 게임이 열리는데 심판 배정이 된다고 만 하고 명령서가 겨우 3일 남겨 놓고 받게 되어 무척 몸과 마음이 급하게 되었다.

두게임인데 내 경기는 타이틀 매치가 아니고 도전자 결정전이다. 무엇이 되었든 내 평생에 유럽 게임 심판 볼일 없을 지도 몰라 요사이 병원을 비우고 멀리 간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지 알면서도 그냥 툭 털기로 하니 오히려 생각지 않은 휴가를 얻은 기분이다.

11시쯤 인천 공항에서 이번 게임 감독관으로 가시는 심회장님을 만나 수속 밟고 육개장으로 간단히 점심 식사 후 1시 15분 탑승을 하였다. 벼리 덕분에 비즈니스로 UP GRADE되니 마냥 째진다. 무언가 이번 일정은 즐거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기내에서는 다른 비즈니스 승객과 동등한 서비스를 받으니 감개무량!!

이래서 비즈니스를 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12시간의 비행 끝에 드골 공항에 8시간 시차 덕에 오후 6시 20분 도착.

관계자가 마중 나와 바로 호텔로 직행. 약 40분 정도 걸린다.

EVERGREEN LAUREL HOTEL

고급 호텔은 아니지만 나지막이 편안한 호텔이다.

호텔 식당에서 프랑스 와인과 더불어 저녁 식사로 파리의 첫 밤을 맞이했다.

2004년 11월 6일(토)

시차 때문인지 밤잠을 설쳤다.

아침 식사하면서 다른 관계자를 만났는데 11시 경 Hesuss Mendoza가 들어온다고 하니 호텔 밖을 나갈 수 없어 대기 하였다가 점심시간에 잠시 만나 인사 나누고는 오후 특별한 스케줄이 없어 혼자 지하철 표 끊어 파리 구경을 시작하였다.

먼저 로테르담 사원을 들러 보고는 콩코드 광장에서 루브르까지 이어지는 환상의 공원을 거닐며 파리의 가을을 흠뻑 맛보았다. 파리의 가을은 처음이라 그 특별함에 엔도르핀이 마냥 솟는다. 중간 카페에서 맥주한잔 시켜 놓고 지나가는 사람 구경하면서 오랜만의 한가로움을 즐겼다. 다시 걸어 샹젤리제 거리를 이쪽저쪽 구경 하고는 호텔로 돌아 와 심회장님과 저녁 식사 후 알맞게 밀려오는 피로에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2004년 11월 7일(일)

속속 심판들이 도착 하고 로비가 권투 관계자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오전은 호텔 옆이 센 강이라 혼자서 한 시간 조깅을 하고 호텔 사우나에서 몸 풀 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

오후 5시에 공식 계체량과 룰 미팅.

이번 시합에 출전 하는 선수들 모두 정확히 계체량을 통과하고 룰 미팅 전에 두게임에 심판들이 두 명 안 들어 온 게 확인 되어 주심은 Arbitro Juez가 두게임 모두 보기로 하고 내가 두게임 모두 부심을 보기로 확정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여기까지 먼 길을 와서 한 번의 기회가 더 생기니 좋았다. 조금 긴장된다. 양측 관계자들과 꼼꼼히 룰 미팅을 마치고 한 시간 후 호텔 내의 중국 식당에서 30여명이 모여 만찬을 시작하였다.

중국 음식 코스인데 그런대로 음식 맛도 좋고 포도주도 입에 맞아 긴장도 풀 겸 배불리 먹고는 방으로 돌아 왔다. 우리도 시합 전날 꼭 그 게임에 관여 안 되어도 다양한 부분의 관심 있는 지인들을 불러 그런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11월 8일(월)

오전에 Mendoza회장이 직접 들어온다고 해서 호텔 내에 대기이다. 점심식사는 일본 기자 Yamada와 전 세계 복싱의 흐름에 대해 흥미롭게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식사 후 혼자 헬스클럽에서 아주 느긋하게 몸만들기를 하였고 5시 경기장으로 출발 한다고 해서 조금 미리 내려가 회장님 만나 인사드리고 심회장님과 Mendoza 방으로 들어가 짧게 meeting을 가졌다.

정각 5시 경기장으로 출발. 꽤 먼 거리다. 한 시간 가까이 가서 도착한 곳은 Bercy 실내 돔 경기장이다. 여태껏 내가 본 실내 돔 경기장 중 가장 크고 훌륭하다. 그 큰 경기장을 월요일인데도 가득 메운 관중 수가 가장 부러웠다. 이정도의 관심이면 복싱의 붐이 죽을 리 없고 앞으로 아시아권의 고전은 불 보듯이 뻔한 일이다. 다음날 뉴스를 보니 12000명의 유료관중이 입장 했단다.

경기는 8시경부터 시작 되었고 아마추어 한 게임. 그리고 자국 타이틀 매치 하나. 세계 타이틀 두개. 마지막으로 여자 세계 타이틀 매치. 이런 순서이다.

두게임 후 Asloum과 Noel의 게임이 시작되었다.

Asloum은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그의 인기는 챔피언보다 더하다. Noel은 3달 전 내가 일본에서 심판 본 Niida와의 게임에서 체중 오버로 타이틀 박탈당한 전 챔피언이다.

내용은 초반 Noel의 약간 우세 속에 진행 되었는데 8라운드 다운이 있은 후 급격히 Asloum쪽으로 기울었다. 점수는 두 부심 116;111 한 부심 118:109. 사실 내 점수는 집계가 잘 못 되었다. 115:112가 정확한데 이미 발표가 났고 크게 대세에 영향이 있지 않아 번복하기에는 너무 번거로울 것 같아서 모른 체 넘어 갔다. Asloum에게 프랑스 국민이 거는 기대대로 아마 세계 챔피언이 곧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왼손잡이라 경기가 매끄럽지 못해 얼마나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이다.

바로 이어서 Super Bantam Weight Title Match가 열렸다.

Monshipour VS Yodamrong

도전자 Yodamrong 역시 2년 전 이 체급 챔피언이었기 때문에 지명권을 획득 시합에 임하게 되었다. 게임은 철저하게 처음부터 챔피언의 부수기 작전이다. 예전 김태식이와 똑 같다. 그의 가공할 만한 펀치는 전 세계 모든 복싱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도전자의 테크닉도 대단하여 난타전은 정말 오랜만에 내 마음까지 후련하게 만들어 주었다.

6라운드 KO!

나는 그냥 앉아서 구경만 하고 1600불 번 셈이다.

프로모터 MICHAEL은 이 나라에서는 거물이다. 끝나고 피로연도 엄청나다. 경기장 안의 식당을 통째로 빌려 약 200 명 정도의 관계자와 고위 인사를 초청 새벽 2시까지 파티가 이어졌다. 1시가 조금 넘어 우리는 호텔로 가능 차가 있어 일찍 돌아 왔다.

2004년 11월 9일

두 시간도 못자고 심회장님 깨우고는 6시에 로비로 Renzo를 배웅하러 나갔다. 7시 30분 경 Mendoza도 철수하여 그때까지 로비에서 기다렸다가 마저 배웅하고는 아침 식사 후 심회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 지하철로 오르세이 미술관으로 향했다.

정말 학창시절 미술 책에서 본 그림은 거기 다 있었다. 돈으로 환산이 안 되는 주옥같은 명작들이다. 특히 마네, 모네, 고갱, 고호 등의 그림 앞에서 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구경을 마친 후 지하철로 다시 샹젤리제로 나가 길거리 산보와 함께 4년 전 배낭여행 와서 갔던 홍합 집에 들어 가 혼자서 맥주를 마시며 파리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우아하게 즐겼다.

호텔로 돌아와 마지막 사우나를 하고는 짐 정리 후 6시에 공항으로 출발.

오는 비행기는 마침 한가하여 4자리를 차지 누워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일정은 단숨에 마치 번개 모임처럼 가게 되었고, 가서 두게임을 보게 되었고, 전체 일정에 여유가 있었고, 특별히 심회장님에게 책잡힐 일이 없어서 다 편안하였다.

그냥 며칠 꿈속에 있다 온 느낌이다.

< 6. WBA Feather Weight Title Match >

Chris John(Indonesia) VS Tommy Browne(Australia)

2005년 8월 7일 Penrith Panthers Australia

2005년 8월 4일(목) – 5일(금)

공교롭게도 오늘부터 하계휴가인데 지난주 별안간 협회로부터 심판 보러 나갈 수 있느냐고 연락이 와 가기로 결정하였다.

지난달에 보름동안 터키와 이집트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지 며칠 안 되어 또 나간다는 것이 어렵지만 다행히 휴가 기간이라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오전 운동으로 마무리 하고는 벼리가 공항까지 바래다주어 5시 반쯤 공항 도착 총장님과 합류하였다.

총장님과는 경기장에서 시간을 보낸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여행을 같이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요사이 아시아나가 파업이라 항공 좌석이 만석이라 비즈니스 표를 구할 수 없어 총장님과 따로 떨어져 기내에 앉았다. 여행에 이골이 나서인지 별 지루함 없이 10시간의 여행 끝에 시드니 공항에 아침 6시 반 도착.

프로모터가 보낸 관계자가 리무진을 가지고 마중 나왔다.

시드니 시내에서 시합이 있는 줄 알았는데 서울로 치면 인천 쯤 되는 곳이다. 한 시간 20분정도 공항에서 떨어진 한적한 시골 도시이다.

Holiday inn Hotel에 도착하니 Stanley와 Challem이 로비에서 우리를 반긴다.

일단 12시 반 경 점심하기로 약속하고는 방으로 올라가 짐을 풀고는 잠시 휴식 후 시내 구경할 겸 걸어서 쇼핑센터 근처 스낵바에서 빵과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는 한적한 시골 도시를 산책 삼아 걸어 호텔로 돌아 왔다.

오후 시간이 남아 호텔 뒤편의 골프 Driving Range에서 연습을 하고는 저녁식사는 태국 식당으로 결정 Bangkok Restaurant로 향했다. 음식은 아주 좋았다.

식사 후 호텔에서 이번 경기 프로모터와 잠시 미팅을 가진 후 프로모터 초대로 호주 유명한 가수 리사이틀에 초대되어 한 시간 가량 노래를 듣다가 방으로 돌아 와 잠 속에 빠져 들었다.

2005년 8월 6일(토)

시차가 없어서인지 밤에 아주 잘 잤다. 마지막으로 일본 심판 Asao가 아침에 들어 와 심판이 모두 모였다. 12시부터 계체량과 룰 미팅이 있어 Brunch로 아침을 하기로 해서 9시 반에 모두 모여 식사를 마치고 각자 휴식 후 시간 맞추어 정장을 하고는 계체량 장소로 갔다. 시골 마을이라서인지 시드니 보다 분위기가 예상 보다 조용하다. 한 시경 두 선수 모두 좋은 컨디션으로 계체량을 무사통과하고는 룰 미팅을 마치니 2시가 조금 넘었다. Mundine manager가 일부러 총장님 오셨다고 찾아와 그편에 부탁 Blue Mountain으로 광광을 떠났다. 50분 정도의 거리에 Grand Canyon과 같은 분위기인 협곡이 눈에 펼쳐진다. 맑은 하늘과 공기이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내 폐와 눈을 깨끗이 씻어 주었다. 저녁식사도 모두의 의견일치로 어제 갔던 태국식당의 음식이 마음에 들어 다시 가서 아주 맛있게 저녁을 즐기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날씨가 쌀쌀하여 모두들 쉬기로 결정 방으로 각자 돌아갔다.

2005년 8월 7일(일)

아침 조깅하러 나갔다가 벼룩시장이 열려 있어 그거 구경하느라고 운동도 못했다. 아침 식사 후 총장님과 같이 벼룩시장 구경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유화를 발견 두 점을 구입하였다. Earny 털 깎아 주려고 바리캉도 하나 사고 잠시 휴식 후 총장님과 KFC 에 가서 점심식사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는 돌아 와 옷 갈아입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소규모 실내 경기장이어서인지 OPEN GAME인데도 불구하고 열기가 대단하다. 4시에 정확히 시합은 시작되었다. 1라운드는 아주 팽팽히 펀치를 주고받는다. 오히려 도전자가 더 공격적이라 모든 심판이 도전자에게 점수를 주었다. 2라운드부터는 역시 챔피언의 노련함이 돋보인다. 그 후 부터는 9라운드까지 챔피언이 이런거다 라는 것을 보여 줄 양으로 다양한 공격과 게임 운영, 링의 주도와 쉴 때와 공격 할 때를 적절히 조절하며 일방적으로 끌고 갔다. 10라운드 시작종이 울리고 도전자는 자기 코너에서 게임을 포기하여 9ROUND종료 TKO!!

Chris John의 실력은 이제 거의 만개하다시피 하였다. 그 선수 PABA 챔피언일 때부터 인연이 되어 쭉 그의 게임을 지켜보았는데 이제는 거의 적수가 없을 정도다.

시합에 특별 초청된 전 헤비급 챔피언 죠프레이져와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고 Constantin Chu 도 직접 볼 수 있어서 또 다른 추억 거리를 만들었다.

끝난 후 열린 만찬장에서 오랜만에 맥주와 와인을 기분 좋게 실컷 마시고 링 닥터와 재미있는 시간을 지내고 내일을 위해 호텔로 돌아와 짐정리를 하였다.

2005년 8월 8일(월)

새벽에 잠이 안와 일찍 눈이 떠진다. 3시 쯤 일어나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짐 들고 5시 20분 로비로 나가니 차가 대기. 공항 가서 비즈니스 석 이라 VIP Lounge에서 아침 요기를 하고는 기내 탑승. 내 평생 비즈니스 석은 공짜로 몇 번 이용하다가 이번 내 마일리지로 타 보니 왜 비즈니스를 타는지 조금은 이해 할 만 하다. 검소도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비즈니스 이용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해보았다. 10시간의 비행은 편안해서인지 충분히 음식과 여유로움을 즐기고 인천 도착 집으로 향했다.